522.
* 전라남도 목포시 유달산
어떤 여인네가 생의 마지막 여행을 위하여 금강산 유람에 나섰더라
그는 나이 40이 넘은 퇴기(退妓)의 몸이렸다.
당시의 나이 40은 생물학적 수명으로 지금의 60으로 보면 될것이다.
그는 조선 중종대 개성의 기생이었다
사랑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일생을 살다간 여자로서,
박연폭포·서경덕과 함께 송도3절(松都三絶)이라 일컫는 여인이다
황진사의 서녀라고도 하고 맹인의 딸이라고도 하는데,
그가 기생이 된 이유로
15세 때 이웃의 한 서생이 그를 사모하다 병으로 죽게 되었는데,
상여가 황진이의 집 앞에 당도했을 때 상여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고로
황진이가 속적삼으로 관을 덮어주자 상여가 움직여 나갔다고 한다.
이 일이 있은 후 황진이는 기생이 되었다고 어우야담이 전한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다시 오기 어려웨라
명월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간들 어떠리"라는 시조를 읊으면서.
벽계수를 풍류랑(風流郞)이라고 조롱하기도 하고
30년간 벽만 바라보고 수도에 정진하는 지족선사(知足禪師)를 찾아가 미색으로
파계하기도 한 요녀인 황진이..
시정의 돈만 아는 사람들이 천금을 가지고 유혹해도 돌아보지 않았으나,
서경덕이 처사(處士)로 학문이 높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시험 하다가
그의 높은 인격에 탄복하여 평생 서경덕을 사모했다.
나는 이곳 유달산 정자에서 나의 말년을 그와 대비해 본다.
풍류묵객들과 명산대천을 두루 찾아다니기도 하였지만
말년에 재상의 아들인 이생과 금강산을 유람할 때는 절에서 걸식하거나
몸을 팔아 식량을 얻기도 했다는 황진이...........
죽을 때 곡을 하지 말고 고악(鼓樂)으로 전송해 달라,
산에 묻지 말고 큰 길에 묻어 달라, 관도 쓰지 말고 동문 밖에 시체를 버려
뭇 버러지의 밥이 되게 하여 천하 여자들의 경계를 삼게 하라는 등의
유언을 했다는 야담도 전한다.
임제가 평안도사가 되어 부임하는 도중 황진이의 무덤에 제사를 지내면서 지었다는
"청초 우거진 골에…"로 시작되는 시의 인물인 황진이.
그는 일생의 끝을 몸을 팔아가면서 까지 금강산 유람을 나섰는데
나는 무었에 얽매여 길을 주저한단 말인가.?
여기는 정신없는 속세이다
어지타 옛상처가 새로워 지는가.
목포의 눈물에 있는 가사 한 귀절이다.
하루 하루 살아갈수록.
또는 하루하루를 짤라내니 줄어만 들고있는 나머지 인생인데
뭐가 그리 한이 되어 남았는지 가끔 옛 상처가 새로워 진다.
누구도 치유할수 없고 치유도 되지 않는 병이 유랑의 근본 이유라면 이유이다.
내 말년의 유람은 유달산 까지 이어지니..........
말년 여행객 당주는 유달산에 당도 했다.
목포와 동의어로도 불리는 산이 유달산이다.노령산맥이 남도로 내려가서
바다와 만나니 유달산이 된다.
내 말년의 여행기록 그곳에 스미다에 스민다.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이정표에서 정신차리니
유달다방이 보이고 유달산도 보인다.
유달산이다.
목포나 무안 사람이라면 한번은 올랐을 산이 아닌가.?
둘러본다.
여기가 목포이다.
목포가 아니라도 웬갖 소음과 탁한 공기안의 도시안에서는 권모술수와 배신 그리고 사랑과 이별.
눈물과 고통..... 뿐이겠는가
절망과 희망도 있다
그 곳에 인간이 있음으로 생긴 사연들인 것이다.
눈은 목포시내를 둘러보고 돌아서는 영산강까지 음미할지라
이나이 이 늙음에 무었에 더 미련이 있으랴
그저 맑은 하늘과 트인 바다를 보고자 한다.
연리목은 늘 사랑이란 말이 따라 다닌다.
한여자가 한사람을 사랑하여 평생 해로하면 부부이고
나무도 인연에 같이 한몸이 되면 연리지나 연리근이 된다.
사랑 때문에 죽고 사랑 때문에 살기도 하지만 사랑 때문에 망한 사람도 많다.
그러다가 수풍지화가 되어 사라진다.
기억에서도 지워진다.
그 허무한것이 사랑인데 어지타 옛상처가 또 새로워 지는가.
사랑때문에 그 지독한 사랑 때문에...........
만인의 사랑을 받아 별이된 황진이 있었다.
만인이 한사람을 사랑하면 그는 별이 된다
이난영 역시 목포의 별이되었더라.
먹을수 있을만큼만 구하고
몸을 가릴수 있을 만큼만 가리고 살다 가는것이지.
곡간을 가득체운들 내가 다 먹을 것인가.
여러벌의 옷을 장만한들 다 입을 것인가.
떠나자.
언제나 내 여정은 꿈부터 꾼다.
유달산에서의 생각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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