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보고知고.

462. 예천. 효자 도시복.

한유(閑裕) 2019. 6. 7. 17:56

462.

* 경북 예천군 효자면 용두리.

 

이번 명절은 스스로 고립을 선택했다.

코로나의 영향이 있어서기보다 불효하는 늠에게 호된 꾸지람을 주었다.

제 어미에게도 가지 않고 

살아있는 조상(할아버지 할머니)을 찾아보지 않은 자식에게 한마디 했다 

아비를 찾을 까닭이 없노라고....

내가 자식놈을 잘못 키웠고 며느리를 아주 상놈집안에서 데리고 온 잘못이니 누구를 원망하리.

세대의 갈등이 너무 심한것을 알았다

아비에게 바라는것만 있었지 해야하는 효도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단순히 철이 없다는 이유로 이해하기를 이번에는 단호하게 하지 않았다.

자식.

믄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낳았나.?

자식.

믄 기쁨을 느끼겠다고 낳았나.

 

 

경북 예천군에서 단양방면으로 927번 지방도를 타고가다보면

도로명도 도효자로이다.

소백산 저수재 능선길 좌측에 "도시복 생가 孝공원" 입간판이 보인다

중앙고속도로가 뚫리기전에는 서울로나 강원도로 가는 차량들로 붐볐다 하지만

지금은 이처럼 한적한 시골길로 변하고 말았단다.

세상은 모두 발전과 번영으로 변하는것만 아니다

 

도로변 효공원 작은 주차장이 있어 이곳에 주차하고 200여 m 언덕길을 오르면

마을 안쪽에 그런대로 꾸며진 도시복 효이야기를 그려놓았다.

우리나라에 그 많은 효자 가운데 조선시대 으뜸 효자로

도시복 孝이야기가 명심보감 속편(明心寶鑑 續篇)에 전해지고 있다는데

확인해본바는 없다.

 

 

주차장에서 도시복씨의 생가로 넘어가는 작은 언덕배기

 

 

넘어서서 보니 달랑 몇집이 되지 않는 산골마을이다.

 

 

믄가 색다른 꾸밈이 있다.

 

 

쁜것 없으니 천천히 둘러 본다.

 

 

안내문을 공부해본다.

 

 

 

도시복이란 사람의 효행을 한번 살펴본다.

참고로 도시복씨의 부모들은 현실성이 없는 요구사항으로 아들을 힘들게 했다.

 

어머니가 음력 섣달에 병이 나서 때 아닌 수박을 먹고 싶다고 하였다.

추운 겨울에 수박이 있을리 만무하였으나 효성이 남다른 도씨는

지난 여름에 수박을 심었던 밭을 헤매고 다녔지만 수박이라곤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며칠을 이렇게 수박을 찾아 헤매던 어느 날, 그 날도 역시 종일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안동군(現 安東市 豊山邑)에 이르렀다.

수박과 참외로 이름난 풍산들이었지만 수박은커녕 푸른색을 띈 것은 자취를 감추고

낙동강(洛東江)에서 몰아치는 찬바람만 귀를 에이고 지나갈 뿐이었다.

실망한 그는 우연히 한쪽을 건너다 바라보니 다 찌그러진 원두막 한 채가

모질게 몰아치는 강바람을 못이겨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일렁이고 있었다.

행여나 하고 피곤한 다리를 절룩거리며 원두막에 와서 걸터 앉으니

넝쿨을 거두어 올려 놓은 곳에 수박이 한 개 달려있지 않는가?

살펴보니 틀림없는 수박이었다. 돌아와서 어머니에게 드렸음은 물을 것도 없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 엄동설한(嚴冬雪寒)에 잉어를 먹고 싶다고 하였다.

(도대체 이집의 부모는 구하기 힘든것만 골라서 좋아하남.?)

그는 싫어하는 기색없이 얼음 속으로 물이 흐르는 개울을 따라

은풍골(現 下里面 愚谷里) 냇물에 다다르니 얼음에 구멍이 뚫려 있고

거기에서 잉어가 도효자 앞으로 뛰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 잉어를 아버지에게 드렸드니 매우 기뻐하셨다.

 

임금이 전국에 명을 내려 충신(忠臣), 효자(孝子), 열녀(烈女)를 추천(推薦)하라 했것다.

전국에서 고을 원들이 충신, 효자, 열녀들의 행적을 적어 올리니

궁궐(宮闕)에 효행록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이를 본 임금이 조선에 충신 효자 열녀들이 이렇게 많으면

나라가 이 모양일 수 있느냐며 거짓이니 모두 태워버리라고 명을 내렸다고 한다.

신하(臣下)가 불을 붙이니 기록들이 타는데 어디서 바람이 불어와

3편(篇)의 기록만 하늘로 솟구쳐 건져내고는

다른 모든 기록(記錄)들은 태워 버리고 말았다.

즉 하늘이 그들의 효행(孝行)을 인정해 준 것이었다.

그 3편의 기록 중 하나가 이 도효자의 효행록으로서 그 행적이

명심보감 속편(續篇)에 기록되었다는 것이다.

 

 

소리개도 도효자의 효성에 감동

하늘이 내린 효자 도시복은 집은 비록 가난하였으나 마음씨가 착할뿐더러

늙은 홀어머니에게 효성을 다하여 정성껏 모시고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예천장(醴泉場)에서 나무를 팔아 어머니에게 드릴 고기를 사서들고

어두운 산길을 더듬거리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난데없는 소리개 한 마리가 날아와서

어머니에게 드릴 고기를 가로채 날아가고 말았다.

날은 저물고 솔개의 간 곳은 모르고 하여 슬피 울며 집에 돌아오니,

이미 어머니가 저녁식사를 하였으므로 근심스러운 말로 물어 보니

천만 뜻밖에 소리개가 채갔던 그 고기로 반찬을 차려드렸다 한다.

마음속으로 고기를 날라다 준 솔개에게 감사하였으며,

이는 아마 솔개도 도효자(都孝子)의 효성에 감동(感動)하여 무거운 짐을 날라다 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황당하게 전개되는 야그가 하나더 있다.

호랑이 등을 타고 여름에 얻어온 홍시 이야기

 

 

 

 

음력(陰曆) 5월에 어머니가 병이 들어 음식은 먹지 못하고 때아닌 홍시가 먹고 싶다고 하였다.

하루는 날이 저물도록 홍시를 찾아 감나무가 많은 은풍마을까지 가서

숲을 헤매다가 헛탕을 치고 어둑어둑하여 집으로 힘없이 돌아오는데

집채 만한 호랑이 한 마리가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도망가려 하였으나 여러 번 앞길을 가로막으며

긴 꼬리로 제 등을 툭툭치면서 타라는 시늉을 보냈다.

자기를 해치려는 뜻이 없는 것을 알고 용기를 내어 엉겁결에 호랑이 등에 올라타고 말았다.

도효자를 태운 호랑이는 어둡고 험한 산길을 수 백 리를 나는 듯이 달리더니

드디어 산속 어느 집 뜰에 내려놓았다.

밤중이지만 염치 불구하고 주인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하룻밤 쉬어 가기를 청하였다.

주인이 쾌히 승낙하여 잠을 잤더니 얼마 안되어 제삿밥을 차려 오는데 음식상에 홍시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주인에게 어머니께 드릴 홍시를 구하고 있는 자신의 사정을 야그하고

얻었겠다

호랑이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여기저기서 새벽닭이 울고 있었다.

 

비현실적이고 황당한 효자이야기가 예천에서 단양으로 넘어가는 길가에 있었다. 

비록 비 현실적인 효자 이야기이지만 나는 자식 꼬라지가 0.1도 안되는 불효꼬라지라

참담한 마음으로 도시복 효자이야기를 다시 살핀다.

 

202109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