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달맞이 꽃茶
128.
* 茶.
동면에서 깨어날 싯점이다.
봄이 왔을때 봄나들이를 해야 했고 여름이 왔을때 여름을 즐겨야 했다.
가을이면 당연히 단풍아가씨를 만나야 하는걸로 스케출을 잡아 일년을 살아내야 했다
겨우살이를 하기위해 준비를 넉넉하게 준비를 해야 하는것이 살림을 잘 하는 사람이다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웠다
이렇게 봄을 즐겼으니 만족해야지 더 길게 봄을 연장할수는 없다
역시 여름도 여름만큼만 즐겼다 흐르는 세월에 먹고 자고 취하고 그리 한해를 늙었다
웬갖 꽃향기를 몸에 바르고 영양가 있는 약초를 캐서 나름대로 질겅거리며 씹었지만
속절없이 작년보다 올해에 나는 더 늙었다
늙음은 무조건 추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곱게 늙지는 못한다.
나이에 맞게 그나마 행동과 생각이 곱게 늙어가는것이 상책인것을 왜 모르겠는가.?
나이앞에 세파가 세게 요동치니 몸 마음에 잦은 스크러치가 나서 노화의 흔적이 두텁게도 쌓인다
늙어가는 육신에 낭만이 있으면 얼마나 있을까.
아름답게 꾸민들 얼마나 이쁘질까.
멋있게 자세를 잡아본들 근사한 몸이 나올것이던가.
방법이 없다
나이에 맞게 살려하고 하루를 맞이하고 하루를 보내는 수밖에 방법이 없고
대책도 없다.
떨어지는 꼰잎처럼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떨어지니 혼자 노는 법을 알아야 하고
혼자 즐기고 사는 것에 익숙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혼자 노는 방법을 잊어 버릴까 봐서 메모를 하고
그 메모가 가장 잘 보이는곳에 나만 보게 적어놓는다
그 중에 하나가 茶를 만들어서 마시는것도 포함되어 있다
몸을 순환시키고 마음을 목욕시키는 茶는 내게 있어 茶禪이다
茶는 대부분 노화를 막아주기도 한다카는데 그것도 틀린말인듯 싶다
젊음과 싱싱함이 표시나게 유지되는것은 아니지만......
향기나 맛 멋이 홀로속에 일체가 되어 한몸이 되는 기쁨이 있는것은 틀린말이 아니었는데
茶는 내게 있어서 겨울식량 품목에 꼭 있어야 하는데...........
올해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아무준비도 못하고 처 댕기다 보니 겨울이었더라.
이시간 정신을 깨우는 차한잔이 그립다.
요놈은 달맞이 꽃차이다 이제는 빈병이다
배짱이처럼 땡자 땡자하다가 겨울 양식이 다 떨어지고 말았다
남은거라고는 무우 시래기 조금하고 헛개나무 뿐이다
쪼매마 기다리면 봄이 오것지
사방천지에 널리고 깔린것이 약초이고 약차재료인데 말이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에 병원이나 약방 출입을 자주 해서야 쓰겄나
나무가지. 뿔뿌리 달여 마시고 나물반찬에 시래기 죽이면 仙食이며 禪食이 아닌가.
올해에는 좀더 보약을 미리 넉넉하게 준비해야 할지라.
현시대에는 草根木皮가 보약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