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시절인연.
27.
* 시절인연 (時節因緣).
세상을 거닐다 보면 만나는것이 하나나 둘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축제나 볼꺼리를 찾아서 꽃밭을 찾아가고 기념사진도 찍고 오두방정을 떨며
오로지 못누린 기쁨을 누리고자 한풀이 하듯이 놀이를 한다.
봄이면 꽃을 찾고 여름이면 물가로 가고 가을이면 내장산을 가는것이 아닌가.?
그러다가 시들해서 덧없는지라 겨울에는 나처럼 동면에 들어가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이 사진들을 보면 결론은 떠났다는 야그다
떠남이 만든 페허의 풍경들이다
때로는 나는 이 지나간 페허속을 여행하기도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추억 여행이다. 이야기 여행이다. 보고싶은이들을 그리워하는 여행이다
지나간 세월속으로 들어가서 지나간 이야기를 찾아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이 떠나고 그 일부는 서울로도 갔다
버리고 떠난 이유는 누구나 각자에게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버리고 떠난 삶은 과연 아름다운 여정의 인생을 살고나 있는지.?
나는 이 페허의 장소에서 추억이 있는 모든것을 소환해 보았다
다들 어디로 갔는가.?
이 사진속의 어떤 집은 아는 사람이 살고 있었을 터.
지금 이시간 나는 그 아는 사람을 찾을수 없다
그는 어디서 무었이 되어 있을까 가끔은 그도 나를 그리워 할까.
흉하다고만 볼 수 없는 사라짐의 멸종을 보았다.
여행에서 항상 아름답고 이쁜것만 눈에 들어오는것이 아니다
페허로 변한 몰락의 집담장에 기대어 나는 옛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 이야기는 실로 아름답고도 아련한 아픔이 내재된 이야기이다.
아무나 볼수 없고 누구나에게 보이지 않은것들을 보는 그 시절의 여행.........
심로의 여행이다
지금은 어느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정리하지 않고 떠난 인연이 그리울 때면 나는 이런곳을 찾는다
살아 있다고 해도 다시 만날수 없는 시절인연을 그리워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다.
떠나고 소멸해서 사라지고 다시는 못만나니 눈물겹도록 허무해 한다
결코 표피적이지 않은 내용을 살피다 보면 때로는 그리움이 미움에 접근하기도 한다.
그립고 아쉬운 사람들...............
이것이 정녕 시절인연인가.
시절인연......
시절인연은 불교의 업설과 인과응보설에 의한 것으로 사물은 인과의 법칙에 의해
특정한 시간과 공간의 환경이 조성되어야 일어난다는 뜻이다.
중국 명말 항주 운서산에 기거한 승려 운서주굉(雲棲株宏)이 조사법어를 모아 편찬한 『선관책진(禪關策進)』에,
“시절인연이 도래(到來)하면 자연히 부딪혀 깨쳐서 소리가 나듯 척척 들어맞으며
곧장 깨어나 나가게 된다”라는 구절에 연유한다는 말을 백과에서 찾아 내었더라.
불교에서는 삼시업(三時業)이라 하여 업을 지어 과보를 받는 시간적 차이를 세 가지로 나누고 있다.
즉
①순현업(順現業)은 현생에 짓고 현생에 받는 것이고,
②순생업(順生業)은 전생에 짓고 금생에 받거나
금생에 짓고 내생에 받는 것이며,
③순후업(順後業)은 여러 생에 걸쳐서 받는 것이다.
예를 들면 봄에 볍씨를 심어 가을에 수확하는 것은 현생에
짓고 업을 받는 것이기에 순현업에 해당되고,
순생업은 전생의 인연에 의해 금생에 부부가 되거나,
이번생의 연분으로 내생에 부부가 되는 것에 해당하고,
순후업은 선업이나 죄업이 커서 여러 생 동안 공덕이나 죄업을 받거나,
몇 생을 건너 받는 것을 말한다. 현대에는 기회와 때가 올 때
일이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佛家에서는 시절 인연을 이렇게 설명한다.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는 뜻이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만나게 될 인연은 만나게 되어 있고
무진장 애를 써도 만나지 못할 인연은 만나지 못한다.
사람이나 일, 물건과의 만남도 또한 깨달음과의 만남도 다 때가 있는 법이라고.
아무리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혹은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시절인연이 다가오지 않으면 바로 옆에 두고도 만날 수 없고 손에 넣을 수 없는 법이다.
만나고 싶지 않아도 갖고 싶지 않아도 시절의 때를 만나면 기어코 만날 수밖에 없다는 야그다.
헤어짐도 마찬가지다.
헤어지는 것은 인연이 거기까지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든 재물이든 그 당신의 情이라도
내 품 안에, 내 손 안에서 영원히 머무는 것은 하나도 없기에.
그렇게 생각하면 재물 때문에 속상해 하거나 얄팍한 情때문에
섭섭해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선약(先約)
선약을 달리 해석하면 오고 싶지도 않고 가고 싶지도 않으니 완곡하게 거절하는 방법으로
주로 쓰인다고 브리태니커는 설명한다
그 때 그 시절의 인연연결을 거부하는 것이다
또 달리 해석하면 인연정리를 하겠다는 뜻이다
오는 녀-언 막지 말고 가는 넘 또한 잡지 않음이 시절인연 아닌가.
그리운 사람은 못 만나서 괴롭고
미운사람은 만나지니 괴로운 세상임을 왜 지금까지 몰랐다 하리